심 상 범 유니클로 타임스퀘어점 점장
주말 알바가 삶의 목표를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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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 성남 낙생고 졸업 2006년 9월 유니클로 잠실 롯데마트점 아르바이트 시작 2009년 유니클로 정규직 점장으로 승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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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학 졸업하고 취업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선택을 잘했구나 싶어요.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지 3년 만에 점장으로 승진했고, 지금은 내로라하는 대기업 신입사원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있으니까요.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심상범 점장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유니클로 매장 책임자다. 40명의 스태프와 아르바이트 직원을 관리하고 교육·육성하면서 점포 운영 전반을 챙기는 게 그의 일이다. 매장에서 소비자를 응대하는 것은 기본 임무. 만 29세인 그가 이끄는 이 매장은 전국 최상위권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겉보기에 서비스업과 매우 잘 어울리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와 유니클로의 인연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군에 다녀와 친구의 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주말을 이용해 용돈을 벌 요량으로 잠실 롯데마트 유니클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지나가다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본 게 ‘계기’의 전부다. 토~일요일만 출근하면 되는 조건이라 별 부담이 없었다고.
“서비스업과 적성이 맞는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주말 동안 대충 옷이나 팔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2006년 당시엔 유니클로의 인지도가 지금처럼 높지도 않아서 회사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나 스스로가 바뀌게 되더군요. 소속감이 생기고 직원들끼리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니까 회사의 비전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고요.”
회사에 대해 관심이 생기니 일하는 태도나 마음가짐도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 스태프로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냈다. 학력, 성별, 나이 등의 조건을 떠나 ‘완전실력주의’로 평가하는 유니클로 특유의 인사제도에 도전한 것이다. 그리고 3년 만인 2009년 정규직 점장으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학력, 성별, 나이 등의 조건을 떠나 ‘완전실력주의’로 평가하는 유니클로 특유의 인사제도에 도전, 3년 만에 정규직 점장으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알바 시작 3년 만에 정규직 점장으로 점프
“유니클로의 원리원칙에 따라 업무를 실행하고 교육, 자기 계발에 힘쓰면 6개월마다 승격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이 과정을 통해 판매사원에서 정직원, 점장이 된 사례가 적지 않아요. 점장이 된 후에도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외 근무를 위해 어학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유니클로는 세계적인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다. 단순히 옷을 잘 판다고 해서 누구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니클로가 정한 원리원칙과 비전을 잘 지키고 공유하는 게 기본 조건이다. 후배와 동료를 교육·육성하는 게 점장의 주요 임무이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탄탄하게 자신의 입지를 다진 심 점장은 의류 유통 및 판매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전문가가 되어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우연히 시작한 주말 아르바이트가 삶의 목표를 만들어 준 것이다.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고 있는 또래들과 비교하면 그는 이미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는 셈.
“진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똑바로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적극적으로 보완해서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일꾼으로 스스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가만히 앉아서 뽑아주기만 바라는 경우가 많이 보여요.”
점장이라는 위치에서 보니 취업난에 허덕이는 20대가 개선해야 할 점이 훤히 보여 더 안타깝다는 이야기다. 심 점장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고 채울 줄 아는 사람은 어디에서든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송 준 영 CGV 용산점 슈퍼바이저
‘미소지기’ 알바로 영화관 입사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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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생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2010년 CGV 목동점 아르바이트 시작 2012년 1월 CGV 용산점 슈퍼바이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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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언젠가는 극장 아르바이트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CGV 미소지기(아르바이트)는 영화를 한 달에 10편까지 공짜로 볼 수 있고, 매점도 50%나 할인돼요. 근무 시간도 조정이 가능해서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죠. 다른 알바도 해봤지만 학교 다니면서 일하기에는 CGV가 제격이었어요.”
서울 용산구 CGV 용산점에서 근무하는 송준영 슈퍼바이저는 지난 1월 10일부로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직장 내에선 이제 막 입사 8개월차에 접어든 ‘막내’라는 뜻. 하지만 선배들이 시키는 일만 허겁지겁 처리하는 새내기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대학 3학년 때부터 1년 9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미소지기’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덕분이다. 단순히 업무 적응력이 뛰어난 것만도 아니다. 아르바이트 경력이 정규직 입사에 큰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알바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졸업과 취업 시기가 다가왔고, 당시 일하던 CGV 목동점의 점장님과 매니저님에게 조언을 구했죠. 전공인 신문방송학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기에 고민도 됐지만, 아르바이트 경력이 정규직 취업에 유리할 거란 생각에 쉬지 않고 노력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송 슈퍼바이저의 생각이 맞았다. 30명이 넘는 입사 동기 중 CGV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사람은 단 1명뿐이었고, 그마저 다른 극장에서 직원으로 일한 경력자였다. 그만큼 회사가 현장 경험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30명이 넘는 입사 동기 중 CGV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사람은 단 1명뿐이었고, 그마저 다른 극장에서 직원으로 일한 경력자였다.
입사 동기 중 알바 경험 없는 사람 ‘제로’
한 곳에서 2년 가까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역시 흔히 말하는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1년 정도 경력이 쌓이면서 매너리즘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 ‘웬만한 업무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거나 ‘다른 일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이어졌다. 급기야 담당 매니저에게 퇴사 상담까지 신청했을 정도. 하지만 퇴사 대신 받은 임무는 ‘선임’이라는 위치였다.
“쉽게 설명하면 알바와 정직원 사이라고 할까요. ‘그동안 배운 일과 경력이 아까우니 계속 해보라’는 매니저님의 격려에 선임을 맡게 됐어요. 선임은 일반 알바보다 시급이 높고, 매니저를 도와 아르바이트생 관리도 맡습니다. 보통 선임은 정규직 입사를 꿈꾸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열심히 일해보고, 진로는 나중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매니저, 점장의 조언 덕에 ‘정규직 입사’로 목표를 정하면서 입사 준비에 신경을 썼다. 학교 수업도 전공과는 무관한 ‘대인관계기법’ ‘새로운 리더십’ ‘성공하는 사람의 대화 기술’ 같은 교양과목을 선택했다. 화술이나 리더십이 CGV와 같은 서비스업종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미소지기 경험 6개월 이상에 한해 가산점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1, 2차 면접 모두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지원자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을 보고는 내심 놀랐다고. ‘질문할 게 많다’는 공격적인 면접에서도 선임으로 일하며 배운 업무 노하우를 자신 있게 피력한 것이 후한 점수를 받는 원동력이 됐다.
“막연하게 좋은 직장, 높은 연봉을 좇는 건 허황된 꿈인 것 같아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친구들이 제 주변에도 많거든요. 저도 학점, 영어점수 등 소위 스펙이 좋은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어떤 경험을 쌓는 것이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지 심사숙고했죠. 졸업식에 CJ 배지를 달고 갔을 때 부러워하던 친구들의 모습이 선합니다.”
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김 찬 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여의도점 매니저
좋아하는 일에 올인, 행운은 저절로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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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생 오산대 관광외식산업과 졸업 2010년 2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남영점 아르바이트 시작 2012년 1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여의도점 매니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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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희 지점 직원 중에 저랑 동갑이 두 명 있어요.” 수줍게 웃으며 고백하는 김찬수 매니저는 올해로 만 23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의 최연소 매니저다. 한눈에 봐도 앳된 얼굴, 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호텔조리를 전공하고 일식돈가스집 아르바이트를 거쳐 군대에선 취사병으로 일했던 요리 경력 6년차의 ‘중견’이다.
일식 요리사인 여덟 살 터울의 형을 보며 자란 김 매니저는 자연스럽게 요리사의 꿈을 키워왔다. 군복무를 마치자마자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아웃백의 풀타임 근무를 선택한 것 역시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아웃백의 메뉴는 50~60개. 각종 식재료를 준비하는 일까지 합하면 배워야 할 조리법은 100개가 넘는다. 한식조리를 전공한 그에게 이곳의 일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양식 조리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양식이 절대 쉬운 요리가 아니구나’ 하고 느꼈죠. 하지만 배우는 것 자체가 좋았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튀김 섹션, 샐러드 섹션, 소테(파스타) 섹션, 그릴(스테이크) 섹션…. 그는 차근차근 업무를 익혀나갔다. 일반적으로 한 섹션에서 경력을 쌓는 기간은 6개월 남짓. 하지만 김 매니저는 각 섹션에 두 달씩만 머물렀다. 1년 만에 모든 섹션의 조리법을 배웠고, 매니저로 가는 첫 단계인 AKM(어시스턴트 키친 매니저) 자리에도 입사 7개월 만에 올랐다. 다시 9개월 후엔 부매니저급인 Sr.AKM(시니어 어시스턴트 키친 매니저)로, 2012년 1월엔 최단 기간에 매니저로 발령됐다.
“쉬는 시간에 매니저를 찾아가 모르는 부분을 여쭤보곤 했어요. 쉬는 날에도 교육을 받으려고 일부러 매장에 나오기도 했죠.”
모르는 것은 질문 또 질문… 최단 기간 매니저 승진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입사 2년도 되지 않아 매니저가 된 것은 파격적인 행보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점주와의 관계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한마디로 점주님을 계속 귀찮게 했어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스윙 타임’이라고 부르는데 일반 아르바이트생은 쉬는 시간이거든요. 저는 그 쉬는 시간에 점주님이나 매니저님을 찾아가 모르는 부분을 여쭤보곤 했어요. 쉬는 날에 교육을 받으려고 일부러 매장에 나오기도 했죠.”
아웃백의 채용은 지점별로 면접과 적성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시급 사원에서 월급 사원으로, 월급 사원에서 매니저로 진급할 때마다 업무역량 테스트와 면접을 치르는데 그 과정에서 매니저나 점주의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 쉬는 날에도 매장에 나와 교육을 받는 성실함, 요리뿐 아니라 경영 관리까지 질문하는 열정이 매니저와 점주의 눈에 믿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비쳤던 것이다.
“아웃백은 입사할 때 자격증이 필요 없어요. 진급할 때도 각자 열심히 일하는 만큼 인정해주는 분위기죠. 제가 하는 만큼 인정받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록 시급 직원 신분이었지만 스스로 일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일손이 부족하니 쉬는 날 나와 달라고 하면 짜증을 내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그게 싫지만은 않았어요. 언젠가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일해 달라는 건 제가 어딘가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김 매니저는 아웃백의 ‘푸드테크니션’이 되겠다는 다음 목표를 향해 오늘도 열심히 정진 중이다. “아웃백에서 일하면서 이 직업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한 병 준 보광휘닉스파크 기획팀 사원
스노보드 마니아, 리조트 신입사원이 되다
보광그룹의 대표 리조트 체인인 휘닉스파크는 여름 휴가철에는 워터파크로, 겨울에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몰리는 스키장으로 유명한 사계절 휴양 콘도다. 서울 삼성동 본사 마케팅실에서 기획팀 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병준 씨는 지난해 4월 17일자로 입사한 신입사원. 정규직원으로 채용돼 일한 지 1년 반이 조금 못 되지만, 휘닉스파크에서 일한 경력만 따지자면 2년이 다 돼간다는 사실을 동료들도 모두 알고 있다.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넉 달에 걸친 아르바이트 경력 덕분이다.
“4개월이라고 하면 짧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겨울 스키철에 각종 이벤트와 판촉행사가 몰려 있는 리조트의 특성상 업무 강도가 상당했어요. 사내에서도 신입사원들에게 ‘겨울을 한 번 나봐야 비로소 업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죠.”
한 씨가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온라인 상품 기획 및 관리, 동·하계 마케팅 전략 및 다양한 아이디어 기획이다. 고객들이 리조트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상품을 새로 만들고 다가오는 겨울 시즌의 마케팅을 기획하고 홍보하는 일이다.
서울과 평창을 수시로 오가고 감당하기 힘들 만큼 엄청난 업무량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열정을 쏟아붓게 한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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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 신구대 실내건축과 졸업 2010년 12월 보광휘닉스파크 홍보팀 아르바이트 시작 2011년 4월 보광휘닉스파크 기획팀 입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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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보여준 열정, 정규직 채용으로 통했다
경기도 광주가 집인 그가 강원도 평창까지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나선 건 순전히 개인의 취향 때문이었다. 스노보드 마니아 축에 낄 수 있을 만큼 보드 타기를 즐기던 차에, 인터넷 동호인 커뮤니티에 뜬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게 된 것. 쉬는 날이면 보드를 공짜로 탈 수 있고, 각종 시설물도 50%나 싸게 이용할 수 있어 스키·보드 동호인들에게 ‘꿈의 알바’로 불리는 자리였다.
“처음엔 전공인 실내건축을 살려 인테리어 업체에 취업했어요. 하지만 학문과 실제 공사 현장은 완전히 달랐죠. 결국 사직서를 냈고 ‘올겨울엔 보드나 실컷 타며 머리를 비워보자’고 하던 차에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게 된 거예요.”
4개월간의 겨울 시즌 동안 그가 맡은 일은 온라인 모니터링 업무와 각종 이벤트 행사 지원이었다. 홍보팀 소속으로 휘닉스파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의견을 신속히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일. 고객 입장에서 시설을 직접 체험한 후 특이사항과 건의사항을 올리는 것도 그의 임무였다.
“보드 좋아하는 사람에게 ‘한 번 타보고 문제가 뭔지 말해달라’는 아르바이트만큼 좋은 게 어디 있을까요. 사실 처음 지원했을 때만 해도 아르바이트 경력이 입사에 도움이 될 줄은 몰랐어요. 그러다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다음 시즌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었는데, 아르바이트 직원 중에서 유일하게 참여하게 됐어요. 수상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알바생도 회사를 위해 이렇게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었죠.”
서울과 평창을 수시로 오가고 감당하기 힘들 만큼 엄청난 업무량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열정을 쏟아붓게 한 원동력이 됐다. 본사 기획팀 입사도 함께 일하며 ‘특별한 아르바이트 직원’을 눈여겨봤던 홍보팀장의 천거가 절대적이었다고.
“너무 눈에 빤히 보이는 것만 따라가지 않았으면 해요. 대기업 입사가 목표가 아니라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하죠.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남보다 먼저 경험하고 도전하는 것. 남들과는 조금 다른 저의 취업 성공 비결입니다.”
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최 은 식 한국맥도날드 부천 중동점 매니저
우연히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 ‘천직’을 찾다
“맥 도날드에 취업했다니까 다들 그러던데요. 직장 하나는 잘 선택했다고.”
한국맥도날드 부천 중동점의 최은식 매니저는 3년 전 아르바이트로 먼저 맥도날드에 발을 들였다. 군대 전역 후 용돈벌이로 할 만한 일을 찾았던 것이 계기였다.
대학 시절 그의 전공은 컴퓨터공학. 하지만 홀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일보다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일하는 매장 업무가 훨씬 재밌게 느껴졌다.
활발한 성격에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그는 많은 이들이 힘을 북돋으며 목표를 향해가는 매장 일에 매료됐던 것. 일손이 부족한 날엔 근무 시간이 끝나도 조금 더 일하겠다고 할 정도로 아르바이트에 애정을 쏟았다.
“예전에는 직장을 선택할 때 연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해보니 내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인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더라고요.”
진로 고민을 하던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이는 그가 일하던 부평역점의 점장이었다. 점장 역시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해 정규 직원이 된 사례였다. 그는 점장을 ‘멘토’로 삼아 3년간 일해 온 그곳에서 매니저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점장님이 제게 책임감이 있으니 매니저를 해도 잘할 거라고 말씀해주신 게 큰 용기가 됐어요.”
본사에 교육을 신청해 진급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차근차근 밟았다. 매니저로 가는 전 단계인 ‘스윙’을 거쳐 정규직원인 ‘세컨드 매니저’로 단 5개월 만에 진급이 이뤄졌다. 이 자리까지 그를 이끈 것은 매니저 일에 대한 확신.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다고 하면 하찮게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경험해보니 매니저는 영업뿐 아니라 직원 관리와 교육을 책임지고 매장의 분위기도 만들어가야 하는, 일종의 ‘부모님’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저는 리더십을 쌓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진로 고민을 하던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이는 그가 일하던 부평역점의 점장이었다. 점장 역시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해 정규 직원이 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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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 인천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2008년 9월 한국맥도날드 부평역점 크루로 시작 2011년 1월 한국맥도날드 부평역점 스윙으로 진급 2012년 3월 한국맥도날드 부천 중동점 매니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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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업무는 리더십 발휘하는 기회
현재 최 매니저가 일하는 맥도날드 부천 중동점은 100평(342㎡)에 달하는 매장 규모에 63명의 크루가 일하는 인천 지역의 대형 지점 중 하나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크루들과의 조화다. “일하기 전에는 매니저의 리더십이 매장 분위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몰랐어요. 그 중요성을 알게 된 지금은 직원을 이끄는 역할뿐 아니라 때때로 고민 상담도 해주고 웃음도 주는 ‘조이 메이커(Joy Maker)’ 역할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매니저로 이름표를 바꿔 달면서 두 어깨에 짊어진 ‘맥도날드’라는 브랜드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는 그는 “네가 일하는 곳이라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자부심이 든다고 했다.
맥도날드에서 일한 지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든 최 매니저의 최종 목표는 언젠가 한국맥도날드의 사장이 되는 것. 자국인을 대표이사로 둔 다른 나라처럼 한국맥도날드의 첫 한국인 사장이 되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CEO가 되어 세계 각지에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지점을 5개 이상 운영해보고 싶다는 또 다른 꿈도 털어놓았다. 그는 직업 선택 이전에 자신이 가진 자질을 먼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아르바이트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전공 따라 컴퓨터공학 쪽 일을 선택했더라면 아마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거예요. 아르바이트는 제 자신을 알게 된 계기였고, 덕분에 제게 꼭 맞는 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입력일시 : 2012-08-29 14:35
출처 : 한국경제매거진 > 캠퍼스Job&Joy > 2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