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청년의 특징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의 Issue Brief 제 46호는 행복한 청년의 특징이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행복한 청년의 비율은 장래 희망 직업을 결정한 집단에서는 69.9%, 결정하지 못한 집단에서는 59.9%이며, 구체적인 진로계획을 실천하는 집단에서는 73.1%, 그렇지 않은 집단에서는 58.0%에 그침.


- 성격별로는 외향적(71.6%)이고 정서적으로 안정(75.2%)되어 있으며, 친화적(72.7%)이고 성실(70.9%)하며 개방적(68.4%)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함.

- 본인의 월평균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일 때는 행복한 청년의 비율이 61.0%이나 200만 원~300만 원 구간에서는 70.2%로 증가함. 그러나 300만 원 이상(68.9%)이 되면 행복 수준이 소폭 감소함.

- 고등학교 이하 졸업자 중 행복한 청년의 비율은 58.7%, 전문대학 졸업자는 63.6%, 4년제 대학 졸업자 65.9%, 상위 30위권 4년제 대학 졸업자는 71.9%로 학력과 학벌이 높을수록 더 행복함.

- 남자는 마르거나(53.8%), 비만인 사람(57.5%)보다 과체중(68.5%)인 경우 행복한 사람이 더 많은 반면, 여자는 마를수록 행복 수준이 높음.




  위의 자료는 2004년에 전국 중3 / 고3을 추적조사하기 시작하여 20012년도에 고3학년 9년차 응답자 2,514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다. 눈여겨 볼 만한 것은 장래 희망이 있으며, 구체적인 진로계획을 실천하는 사람이 높다라는 것과, 소득이 월 200만원~300만원인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먼저 소득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얼마전 조사에서 우리나라에서 월 200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는 사람이 약 50%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을 생각하면 딱 맞는 결과이지만 체감상으로는 굉장히 낮은 수치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국민소득을 생각하면 대략 월 800만원이 가구 수익이 되어야 하는데, 맞벌이를 해야 그 절반인 400만원이기 때문에 월 200만원이라는 기준은 약 50%의 수치이다. 실제로 본인도 4인가구의 가장으로서, 200만원을 갖고 생활한다는 것은 서울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임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200~300만원의 소득이 있는 청년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까?


  - 이들은 아마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이 월 200만원 정도를 번다면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물론 결혼을 앞두고 있는, 혹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청년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 300만원 이상을 번다는 것의 의미는 전문직을 제외하고 거의 대기업에 다니고 있을 것이라 예측해 볼 수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 별로 행복하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300만원 이상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물론,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에 다닌다는 것이 결코 대기업보다 노동 강도가 낮다는 이야기는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부모의 소득에 따른 비율을 살펴보면, 200-300이 아니라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아진다. 결국 내가 힘들게 일해서 버는 것은 싫지만, 부모가 돈이 많은 것은 좋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씁쓸한 면이다.


  

  둘째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미래에 대한 준비이다. 이슈 브리프에 의하면 미래에 대한 대비와 행복의 관계는 장래희망이 있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우리가 미래를 만들어가면 된다."  앞의 내용과 약간은 일맥 상통한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방황하는 청년/청소년은 대부분 미래가 불투명한 것으로 그려진다. 꿈과 비전이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이다. 어쩌면 당연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반드시 진리일까?  


  '사회학습이론'으로 유명한 크롬볼츠는 2012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계획된 우연'이 직업상담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계획된 우연이란 삶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우연적인 사건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서 이것이 자신의 진로와 연결된다는 말이다. 본인이 직업상담사가 된 과정 또한 '계획된 우연'이었고,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기독교인으로서 이 이야기는 정말로 절묘하게 신의 섭리를 표현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된 사람이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당연히 미래가 불투명하면 불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행복도는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위의 통계 자료를 뒤집어 보면 보이게 되는 사실, 즉 장래희망이 없더라도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라는, 다시 말해 꿈을 쫓는 삶이 반드시 행복하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본인 역시 과거 장래희망이 없을 때에 불행하지 않았기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조지 베일런트는 여러가지 행복의 조건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펼친다. 그 중에 눈여겨 볼 만한 것은 '관계' 이다. 건강, 재정상태, 가족 등... 여러가지가 행복의 조건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이다. 사람은 관계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반드시 누군가와 소통하며 연결되어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의 행복에 대해 여러 조사를 펼쳤지만, 관계의 측면으로 접근하지는 않았고,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조사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재미있는 사실은 남자는 뚱뚱해도 행복할 수 있는 반면, 여자는 뚱뚱하면 불행하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물론, 뚱뚱해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는 통계 이면의 사실은 잘 보지 못하지만 말이다. 먹는 것이 얼마나 행복감을 주는데, 여성은 이마저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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