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감소 전망에 대한 유감
- 고용 정책
- 2015. 4. 14. 22:54
취업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기업들의 고용전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결과들을 유심히 보다보면 공통점이 나타납니다. 바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채용을 늘리기 어렵고,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난 4월 12일의 기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정년연장, 통상임금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 주요 노동 관련 규제 탓에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고용 절벽(취업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박병원)가 전국 100인 이상 377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5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기업들의 신규인력 채용(예상) 규모는 전년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이 2014년 0.5% 증가에서 2015년 3.4% 감소로 전환됐다. 중소기업(100~299인)은 2014년 1.7% 감소에서 2015년 6.5% 감소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중략
올해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않거나, 채용규모를 줄일 계획인 기업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체감경기 미회복(28.2%), 정년연장 통상임금 문제(26.9%), 정치경제 불확실성 증가(14.5%) 순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 대기업은 '정년연장․통상임금 문제'(36.5%), 중소기업은 '체감경기 미회복'(28.0%)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업에서 ‘'년연장․통상임금 문제'를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대기업의 경우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고, 임금체계의 연공성이 중소기업보다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http://news1.kr/articles/?2181575
우선 이 설문조사를 행한 곳이 한국경영자총협회라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총은 항상 기업의 편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해왔고, 그것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입니다. 그렇기에 기업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 없지만, 경기가 안 좋다는 이유로, 또는 근로기준법 등을 문제 삼아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라는 것이 정말 타당한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경기가 좋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항상 경기는 좋지 않았고 힘들다는 목소리만 있어왔지, 경기가 좋고 기업하기 좋다라는 이야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여러가지 통계 지표를 보다라도 기업과 가계를 비교해보면 기업보다는 가계가 어려웠지 가계 사황보다 기업의 상황이 어려웠던 적은 없습니다. 변변한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경쟁력이 사람과 교육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 나라의 기업들이 얼마나 사람에 투자해왔는지 반문해보면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기업이 힘들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며 성장해왔지, 키워온 파이를 나눠 먹은 적은 없는 것이 우리 나라 대다수의 기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년 연장이나 통상임금 문제도 그렇습니다. 기업의 정년이 60세로 아무리 법으로 정한다 할지라도 실제로 정년대로 일 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라는 우리 나라 기업의 현실을 본다면 정년 연장이 인건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습니다. 통상임금의 경우에도 근로자의 임금이 늘어나는 것이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내수를 진작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를 염두해본다라면 장기적으로는 기업에도 이득이 돌아갈 것입니다.
청년층의 실질 실업률이 20%를 넘어 일을 하지 못하고 있고,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오늘의 현실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과연 우리 나라에 희망이 있을까요? 최근 명문대에서 이민계를 만들어 이민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보았는데, 정말 해외토픽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는 사회는 어떠한 미래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몇 달 전 기업의 사내유보금 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기업들이 조금만 더 미래를 바라보고 사회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 정말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제 실업이나 노동, 고용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시급한 과제입니다. 기업들이 환경만을 탓하며 앓는 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사회의 주체로서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야만 기업들도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