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의 렙톤 두 개(퍼온 글)
- 일상의 단상/le discours
- 2012. 8. 30. 22:32
과부의 렙톤 두 개^^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성전 입구에서 헌금궤에 사람들이 돈을 넣는 것을 보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저 과부가 가장 많은 것을 헌금궤에 넣었다고 알려주십니다. 그 과부는 겨우 렙톤 두 개를 넣었을 뿐입니다. 우리 돈으로 백 원도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자기가 가진 전부를 넣은 과부의 렙톤 두 개를 가장 많다고 하십니다.
오늘 아침 이만 원이나 하얀 봉투에 넣어서 반찬사는 데 조금이라도 보태라고 내미시는 VIP손님이 있었습니다. 가슴이 찡합니다. 양00님은 예순 중반이십니다. 서울 강서구의 어느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사십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사십니다. 매 달 만 원씩 보태주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지난 달에 돈이 없어서 못 내었다면서 이만 원을 주십니다. 참 고맙습니다.
2004년도 1월달에 처음으로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온 VIP 손님이 있었습니다. 청송 제2감호소에서 가출소한 분이었습니다. 청송제2감호소는 지금은 경북북부 3교도소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별이 열세개나 되었습니다. 나이는 예순 정도였습니다. 부모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나이도 성도 진짜는 모릅니다. 고아원에서 원장님 성으로 지어주었습니다. 너무 배고프고 얻어맞는 것도 싫어서 고아원을 도망나왔습니다. 사회에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차라리 교도소에서 잠자리 걱정 밥 걱정 하지 않고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감호소에서 2003년 12월달에 나왔는데 지낼 곳이 없어서 연안부두 건물 옥상에 종이상자 덮고 산다고 벌벌 떨면서 말했습니다. 부랴부랴 동사무소로 모시고 가서 무의탁 출소자가 출소하면 3개월 기초생활수급 받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식사는 국수집에 와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파지 줍는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았습니다. 밥 먹을 수 있고 잠 잘 수 있는데 왜 교도소로 가느냐? 오히려 제게 물어봅니다. 어느 날은 종이 주워서 번 돈이라면서 십만 원을 내어놓습니다. 교도소에 있는 형제들에게 제과점 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입니다. 감옥에 있을 때 자기에겐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제일 맛있었던 것이 종교 집회에 나가서 먹어 본 제과점 단팥빵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송교도소 갈 때 십만 원어치 제과점 빵을 사서 형제들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혼이 났습니다. 마음이 풀어져서 고물을 줍다가 그만 남의 것을 조금 손 대었습니다. 경찰서에 끌려가서 혼이 났습니다. 죽어도 다시는 교도소에 들어가기 싫다면서 정신 차렸다고 제게 이야기합니다. 이번에 돈 좀 모으면 청송 가실 때 빵 좀 사서 교도소 형제들에게 전해 달라고 할 것이라고 합니다.
- 서영남
출처 : http://well.hani.co.kr/110466
여전히 과부의 두 렙톤보다 부자의 헌금이 더 커보이는 끝이 없는 욕망에서 벗어나 과부의 두 렙톤이 더 커보이는 예수님의 마음을 소유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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